위령성월을 맞아

by surisan posted Nov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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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령성월을 맞아  -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기 위하여...

                                                                                                                                     성지전담신부 이헌수(요셉)

깊어져가는 가을,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우리도 언제가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봅니다. 겨울을 앞두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겨울을 맞이하는 나무들... 그 나무처럼 우리도 우리 인생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과연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 초조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아갈 때는 ‘죽겠다, 죽겠다’라는 말을 많이 하고, 죽을 때가 되면 ‘껄, 껄, 껄’하고 죽음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즉, 살아있을 때는 ‘바빠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졸려 죽겠다’ 등등, 툭 하면 죽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죽을 때가 되면 ‘그 때 좀 더 잘해 줄 껄’, ‘그 때 좀 더 사랑할 껄’, ‘그 때 좀 더 봉사할 껄’ 등등, 살아생전에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후회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특징은 아니겠습니다만, 가만히 제 자신의 모습을 보더라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도 살면서 굉장히 많이 ‘죽겠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재물을 쌓고 축적하기 위해서 그 많은 시간들을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면서 늘 피곤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최선의 삶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러다보니 늘 죽겠다 죽겠다 하면서 내 가까이에 있는 나의 가정, 그리고 내 친한 친구들과 내 곁에 있는 이웃들을 바라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은 채 말입니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이렇게 후회하는 것입니다. ‘껄, 껄, 껄’ 하고......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삶은 ‘껄, 껄, 껄’ 했던 후회의 삶을 살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너무도 바쁘고, 힘들고, 피곤해서 바라보지 못했던 내 가정과 친구와 이웃들에게 ‘좀 더 잘해 주고,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야 우리는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누군가 얘기 했던 것처럼 “지금 사랑하십시오.”라로 말입니다. 그래서 그 훗날 후회 없는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말입니다.

위령성월입니다. 우리는 지금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께 대한 기도와 함께 우리도 우리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을 위해서도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임종자들의 수호 성인이신 요셉이시여!
               저희가 죽음을 잘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도록,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