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다가오는 봄을 느끼며...

by surisan posted May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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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다가오는 봄을 느끼며...

                                                                                                                                                   전담신부 이헌수 요셉

봄이 오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조용히... 관심을 갖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만큼 조용히 봄이 오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생명들이 나름 자신의 모습들을 드러내는 과정은 하나의 ‘신비’같습니다. 또한 그 생명 안에서 조용히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사랑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도 사랑은 요란한 것이 아니라 조용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이런 시가 있습니다. 한 번 깊이 묵상해 볼 수 있는 시라고 생각되어져 우리 신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사랑의 기도

말없이 사랑하여라.
내가 한 것처럼 아무 말 말고
자주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잠자코 사랑하여라.

사랑이 깊고 참된 것이 되도록 말없이 사랑하여라.
아무도 모르게 숨어서 봉사하고, 눈에 드러나지 않게 좋은 일을 하여라.
그리고 침묵하는 법을 배워라.

말없이 사랑하여라.
꾸지람을 듣더라도 변명하지 말고, 마음 상하는 이야기에도 말대꾸하지 말고,
말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네 마음을 사랑이 다스리는 왕국이 되도록 하여라.
그 왕국을 타인에 대한 자상한 마음으로 채우고
말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사람이 너를 가까이 않고
오히려 멀리 떼어 버려 따돌림을 받을 때,
말없이 사랑하여라.
도움을 주고 싶어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여라.

오해를 받을 때 말없이 사랑하여라.
사랑이 무시당하는 것을 참으면서 슬플 때,
말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주위에 기쁨을 흩뿌리며
사람의 행복을 더 해 주도록 마음을 써라.
  
인간의 말이나 태도로 인해 초조해 지거든
말없이 사랑하여라.

마음 저 밑바닥에 스며든 괴로움을 인내롭게 바쳐라.
네 침묵 속에 원한이나 인내롭지 못한 마음,
또한 심한 비판이 끼어 들지 못하도록 하여라.  
언제나 형제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도록 마음을 써라.
              
< J. 갈로의 ‘사랑의 기도’중에서 >

우리도 조용히, 말없이 다가오는 봄처럼, 우리의 사랑이신 하느님과 우리 형제자매들과 이웃들을 조용히 말없이 사랑하는, 그런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