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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신부 (김영욱신부/인천교구)

얼마 전 대전교구 동창신부 본당을 방문해 함께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미사 후에는 맥주 한잔하며 수다를 떨었는데 그 친구 이야기를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


ㅂ 신부는 “미사만큼은 명품미사로 만들고 싶다”며 많은 준비를 합니다. 먼저 미사 30분 전에 마당에 나가 주보를 나누어주며 신자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눕니다. 주일미사는 신자들을 배려해 새벽부터 저녁 9시까지 있으며 모든 미사에 성가대가 따로 있었습니다. 미사곡은 각 미사마다 달랐고 주례사제는 미사경본에 나오는 그레고리안 성가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저는 처음 접해보는 미사라 어색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편안했고 신자들과 계응으로 주고받는 그레고리안 미사가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장엄하였습니다. 대축일만이 아니라 매 주일 미사를 이렇게 봉헌합니다. 그레고리안 성가로 미사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5분 정도 더 긴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교중미사 이외에 다른 미사에 오는 신자들도 그 미사가 유일하고 전부이기에 정성을 다해 봉헌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레고리안 성가로 미사를 봉헌하는 주례사제의 모습은 정말 ‘거룩한 사제’였습니다.


ㅂ 신부는 신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겨 핸드폰 전화번호를 모든 신자들에게 공개하여 언제든지 전화하라 개방하고, 가끔 조그마한 식당 하나를 빌려 불특정 신자들을 초대해 식사와 술자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초상이 나면 언제든 달려가 가족들을 위로하는데 얼마 전에는 피정 중이었음에도 부산 갔다 새벽 3시에 오고 다음날 전라도에 가서 문상을 하고 왔다고 합니다. 대단한 열정입니다. 특히 올해 성목요일 세족례에는 동네에서 장사하시는 비신자 분들을 초대해 발 씻김 예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감탄했습니다. 성당 앞에서 옥수수 파는 노점상인의 옥수수를 까주며 정겹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털털한 동네 아저씨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술이 한 잔 들어가자 동창신부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이 참패를 하면서 ‘저희가 잘못 했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무릎 꿇어 사과하고 쇄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다며 부산을 떨고 있다. 그 당 지지율이 11%인데 한국가톨릭도 지지율로 보면 약10% 정도이다. 그런데 그 10% 중에서도 주일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는 30%도 안 된다. 나머지 신자들은 어디 갔냐? 이런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잘못했다는 사람도 없고 위기감을 느껴 대책을 세우려 하지도 않는다. 교회가 현실에 너무 안주하는 것 같다. 이러다 교회 망한다. 너도 나도 제대로 살아야해…….” 거의 울먹이며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교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런 고민을 안 하며 사는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달리기를 즐겨하며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신학교 나간 동창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기 통장 다 털어서 보내주며 가난을 실천하며 사는

ㅂ 신부는 정말 명품 신부입니다.

짝퉁으로 살고 있는 나에게 큰 가르침을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글은 '함께하는 사목'에 실린 글을 옮겼습니다.
'함께하는 사목'은 한국교회 사제들의 사목정보와 체험을 나누고자 마련한 사목자 정보교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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