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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 14:19

성요셉성월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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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셉성월을 맞으며
1. 성 요셉성월

이 달은 '성 요셉성월'로 요셉성인의 일생을 묵상하는 달이다. 교회에서는 일 년 중 특정한 달을 정하여 성월이라 칭하고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 신심행위와 기도를 권장하며, 3월을 성 요셉성월, 5월을 성모성월, 6월을 예수 성심성월, 9월을 순교자성월, 10월을 로사리오성월로 정해 그에 맞는 신심 행위로 신자들의 영성생활을 돕고 있다.  

3월19일이 요셉성인의 축일로 정착한 것은 12세기경이다. 당시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려는 십자군 전쟁이 일어났는데, 첫 원정에서는 승리했을 때 나자렛에 요셉성인의 공경을 위한 교회가 세워졌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후 성인에 대한 공경과 축제는 성지에 남아 있던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노력으로 계속 유지되어 왔다.  

1479년 프란치스코 수도회 출신 교황인 식스토 4세가 요셉성인의 축일을 전 교회로 확산시켰으며, 1621년 그레고리오 15세 교황이 의무 축일로 정했고, 그때부터 성인에 대한 그림과 조각들이 성행하였다. 1870년 비오 9세 교황이 성인을 '성교회의 수호자'로 선언하였고, 요한 23세 교황은 성인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수호자'로 정하였다. 1955년 비오 12세 교황께서 5월1일을 '노동자들의 수호자 성 요셉 축일'로 선포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 주교의 청원으로, 1841년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성요셉과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조선교회의 공동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다.

2. 요셉 성인의 성덕

요셉성인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았으므로, 성경에도 그분에 관한 기록은 많지 않다. 나자렛에서 목수 일을 하였다는 것, 성모님의 잉태를 알고 갈등에 빠져 고뇌했다는 마태오 복음의 기록, 그리고 소년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느라 고생했다는 루카 복음의 기록이 거의 전부이다. 성인의 생존 시의 겸손한 덕은 별로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묵묵히 쌓으신 성덕의 빛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전파하심에 따라 차차 세상에 드러나 알려지고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다. 초대 교회 때부터 성인에 대한 신심이 깊었고, 특히 '임종하는 이들의 수호자'로 공경을 받아 오고 있다.

요셉성인은 다윗 왕가의 후손으로서 정결하고 겸손한 자세와 하느님께 대한 무한한 신뢰로 손에 익은 목수 일을 하시며 가난하게 소박하게 사셨으며, 성모 마리아도 성인과 같이 다윗왕의 혈통을 계승했지만 로마의 속국인 당시의 형편으로는 왕가의 영화로운 혜택을 받으실 수 없었다.  

성인은 하느님에 의해, 구세주 탄생을 위해 꼭 필요한 인물로 선택되신 것이며 하느님이 그를 마리아의 남편으로 택하신 이유는 예수님에 대한 부성애적 보호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모든 선택과 숙명의 정점이신 그리스도와 누구보다도 가까운 관계에 놓인, 그의 부성은 마리아와의 혼인을 통해 형성되었다. 요셉의 생애는 마리아의 남편으로서, 예수님의 아버지로서 의무에 충실하고 침묵과 노동과 기도로 일관된 삶이었다.  

3. 성 요셉의 생애

(1) 약혼기

성모 마리아는 요셉성인과 정혼한 사이로 이따금 나자렛에서 서로 만나셨을 뿐 함께 살지는 않았으므로, 성모 마리아가 잉태하심을 알자 성인은 놀라 당황했고, 당시의 유대교 율법으로는 불의를 행한 여인은 돌로 쳐 죽이는 형벌로 처단하였기 때문에 몹시 괴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의인인 요셉은 성모 마리아를 고발하지 않고 슬그머니 약혼을 풀어 성모 마리아를 다시 자유의 몸이 되게 하려고 결심했다(마태오 1, 19). 이때 천사가 꿈에 나타나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마태오 1, 20-21)."고 일러준다.

(2) 예수님의 탄생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일러준 대로 자신을 하느님께 맡기고 성모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 피차 동정을 지키시며 성스러운 생활을 시작했다. 성인이 성모 마리아와 함께 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당시의 황제 아우구스토(Augustus)의 칙령으로 호구조사가 시작되고, 모든 이들이 제 본적지로 찾아갈 때 이 두 분도 나자렛을 출발하여 멀리 베들레헴으로 갔다.  

성인과 성모 마리아께서는 고생 끝에 베들레헴에 다다랐으나 유숙할 곳이 없어 마구간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고, 그 곳에서 성모 마리아는 예수님을 낳으셨으며 성인은 하느님께로부터 그들을 보호할 거룩하고도 큰 책임을 부여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천사가 나타나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알려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마태 2, 13)고 일러주었다. 이는 극히 간단한 귀띔이지만 매우 힘들고 난감한 일이었으나 성인은 묵묵히 이를 따른다.  

(3) 이집트 피난

베들레헴으로부터 이집트까지에는 사막이 가로놓여 있는 멀고도 위험한 여정인데 아무 준비 없이 밤중에 즉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참담한 일이었을 것이며, 또 이집트에 도착한 이후 겪게 될 일들에 대하여 많은 초조와 불안이 있었겠지만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홀연히 길을 떠난다.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이집트에서 아마 3년가량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꿈에 천사로부터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거라.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다” (마태 2, 20)라는 말씀을 듣고 성인은 다시 성자와 성모를 보호 하여 옛 고향인 갈릴레아 나자렛으로 돌아와 살게 되었다.

(4) 나자렛 성가정 생활

나자렛에서 성가정을 이루며 살던 성인의 신앙은 또 한 번의 시험을 당한다. 성모와 12세의 예수님과 예루살렘 성전을 참배했을 때, 예수님을 잃고 형언키 어려운 불안과 초조한 마음으로 3일간이나 찾아 헤매게 되지만 예수님께서 성전에 있는 많은 법률학자들과 당당히 토론하는 것을 보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성서에서는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루카 2, 51)"라고 예수님 청소년 시대의 생활을 기록하고 뿐이다.  

(5) 요셉성인의 선종

예수께서 공생활로 들어가시어 복음을 전파하시기 전에 요셉성인은 조용히 세상을 떠난다. 천주의 성모와, 하느님이시고 모든 사람들의 심판자이신 예수님의 간호를 받으며 세상을 떠난 성인의 임종은 어느 성인에게 비길 수 없는 큰 은총이었으며 이런 이유로 오늘날 교회에서는 성인을 임종의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4. 요셉 성인의 영성

요셉성인은 성경에서 “의로운 사람이었고”(마태 1, 19)라고 간단히 표현하고 있으나. 우리가 요셉의 성품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그 당시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당시 약혼은 결혼과 동일한 선상에서 부부로 인정하는 수준이었으므로 약혼자였던 마리아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일반 남자라면 정결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분노하였겠으나 성인의 의로움에는 자비와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용서하는 마음도 지니셨음을 볼 수 있다.

성모님처럼 성인 역시 ‘당신의 뜻을 받아드리겠습니다. 당신 뜻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고백하는 삶을 받아드린다. 결국 이 고백이 자신의 아들 예수님의 고백 즉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의 손에 맡깁니다.’”(루카 23, 46)에서 완성된다. 이것이 의로움에 이은 성인의 두 번째 성품이다. 하느님에게 온전히 자신과 자신의 삶을 온전히 봉헌할 수 있었던 예수님의 모습과 같다고 하겠다.

용서는 단번에 되지 않으며, 상처가 깊으면 깊을수록 아물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느님 아버지께 순종하고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 역시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용서하는 시점은 참으로 하느님을 만나는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더 하느님께 의탁해야 되고 의존해야 하며, 그러면서 이 과정들은 더욱 더 완성에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5. 요셉성인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

우리는 요셉성인의 모습 안에서 자신의 뜻을 온전히 비우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첫 번째가 동정성이고 두 번째가 부성이다. 성모님이 동정녀이시라면 성인도 당연히 동정이다. 마리아를 맞아들이려 결정하는 그 순간부터 성인은 자신의 남성성을 비웠다. 곧 자신의 모두를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서 비운다. 이러한 비움의 전형을 요셉성인에게서 볼 수 있다.  

우리가 성인의 동정성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느님과 하늘나라를 위해서 성인은 네 가지 인간의 본성을 비우고 버린다.

첫째, 부부 사이의 다정함과 애정의 표현을 비운다. 성직자 수도자들은 있는 것을 모두 비우면서 완성으로 가지만 평신도들은 인간의 본능과 현세의 만족, 즐거움들을 제대로 누리면서 완성으로 가는 것이므로 완성을 지향하는 면에서 동일하다. 의미 있게, 가치 있게, 내용 있게 누리면서 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성인의 동정성에 평신도들이 같이 참여한다는 것은 부부간의 애정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더욱 채워서 완성에로, 타인에게로 그 애정이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부부간의 애정적 결합을 비워 내는 것이다. 부부의 애정적 결합에 방해되는 것을 하지 말아야 된다. 더욱 더 부부의 충실성을 채워서 하느님께 대한 충실에로 나아가야 한다. 이 충실성이 내가 하느님 앞에서 내가 정결한가 아닌가로 드러난다.

셋째, 부부사이의 사랑의 결실인 자녀를 가지고 싶은 인간적인 마음을 다 비워내는 것이다. 평신도들은 자녀를 가져야 하며 이것은 하느님께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다만 자녀를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해야 하고 하느님을 섬기게 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기의 사람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비운다. 자기의 사람을 가지고 싶어하는 이것은 서로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면서, 이 친밀감을 그 가족 안에서 또 삶의 현장에서 나눌 수 있어야 한다.

하느님의 부성을 성인의 삶에서 볼 수 있다. 성인은 말씀이신 예수님의 잉태를 아버지의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성인은 성모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면서 그때부터 말씀이신 하느님과 함께 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루카 2,7)라는 표현은 세상은 거부하고 외면하고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요셉성인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마구간에 따뜻한 볏단을 준비하여 아기 예수께서 오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이 꺼지지 않도록 배려하였으며, 그 결과 말씀이신 하느님을 세상에서 전파하고 하느님의 협조자가 되었다. 우리도 성인이 세상의 권력자의 위험으로부터(마태 2, 13-18) 하느님의 말씀을 지켰고, 예수님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되돌려 드린 것처럼 성인이 지니셨던 부성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생명력을 키우는 몸짓과 마음으로, 공동체를, 세상을, 여러분들의 삶의 현장을 더욱 거룩하고 성령이 충만한 궁전으로 바꾸어 나가는데 협조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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