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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5 12:29

가상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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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칠언(架上七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기신 일곱 가지 말씀을 가상칠언이라 하며, 그 분의 전 생애를 종합한 말씀이자 가르침 전부를 종합한 것으로 “복음의 진수”라 할 수 있습니다. 사순절을 맞는 이 시간 예수님의 가상칠언을 묵상해 봅니다.

1.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3시간이 지난 후 말 한 마디 하는 것도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죽이려고 한 사람들을 용서하시고 아버지께 용서를 비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 보다 당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을 용서하시는 것이 더 소중하였습니다.

   매일 매순간 예수님께서는 나를 용서하고 계십니다. 나에 대한 용서를 당신 목숨보다도 더 소중하게 생각하십니다. 내가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죄 많은 나를 용서하신 예수님을 생각한다면, 남에 대한 용서는 내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어야 하고,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나를 가리지 말고, 무조건 몇 번이라도 용서하여야 하겠습니다.

2.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

   예수님께서 십자가 길을 걷는 과정에서 예수님 오른편에 매달린 강도는 자기는 용서받을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도저히 꺼내지 못하고 단지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루카 23,42)라며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만 부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의 죄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진정으로 뉘우치는 그를 즉시 용서하시며 낙원으로 들어가는 은총을 주십니다. 사람은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하지만 죄를 지은 후 진정으로 뉘우쳐 용서를 받는다면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아오구스티노 성인은 “참으로 필요했네, 아담이 지은 죄, 그리스도의 죽음이 씻은 죄. 오, 복된 죄여! 너로써 위대한 구세주를 얻었도다.”라며 죄에 대하여 찬미를 드렸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진정으로 나의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겸손되이 용서를 청한 적이 있었는지 돌아봅니다. 그리고 죄를 뉘우치고 용서 받는 것이 진정으로 고맙고 값진 은총임을 체험한 적이 있었던지 회상해 봅니다. 용서를 청하고 받음으로서 우리는 자신의 여림과 연약함과 한계를 겸허하게 깨닫게 되고 나를 아끼고 받아주시는 하느님으로부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얻게 됩니다.

3.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 26 ~     27)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으시면서도 어머니의 여생을 걱정하여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성모님을 맡기심으로서 사람이신 예수님이 어머니에 대하여 인간적으로 가지신 깊은 사랑과 존경을 보여 주셨습니다. 또 우리에게도 성모님을 어머니로 내어 주셨습니다. 이로서 우리는 성모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사랑을 받으면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은혜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우리를 걱정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우리 또한 예수님의 유언에 따라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고 사랑하고 존경하여야 할 것이며, 성모님과 함께 하는 신앙생활, 즉 성모님께 대한 자녀다운 애정과 신뢰하는 마음으로 사는 신앙생활이야말로 참으로 은혜롭고 복된 나날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4.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르 15,34)

   아람(Aram)어로 된 이 말씀은 예수님이 너무 심한 고통을 당하신 나머지 아버지를 원망하며 울부짖으신 말씀으로 들리지만, 이는 시편 22편 1절을 외운 것으로 시편 22편 전체를 읽고 묵상하여야 합니다. 전체의 문맥 속에는 “고통이 극한 상태에 다달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살려주시리라 믿으며 진정으로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십자가에 메달리신 예수님의 고통은 육신적인 고통도 심했지만 아버지가 당신을 버리신 것처럼 느껴지는 내면의 고통은 더욱 심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극도의 육신적인 고통과 내면적인 고통 모두를 감당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면서 왜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허락하시는가?라는 물음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 물음에 직접 대답하지 않으시고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시어 직접 고통을 겪도록 하심으로서 우리에게 해답을 주고 계십니다. 우리가 겪어야 하는 모든 고통에 대한 설명과 해답은 예수님의 고통을 바라보며 그분과 함께 고통을 나누어 받아들이면 저절로 알게 되고, 더 나아가 고통 속에서 진정한 성화와 사랑과 구원을 찾게 됩니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에 직면했을 때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편 22편 1절을 외우신 예수님을 조용히 바라보고 시편 22편을 읽고 묵상하면 도움을 얻게 될 것입니다.

5. “목마르다.”(요한 19,28)

   많은 성인 성녀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육신적인 갈증보다 영적인 갈증을 훨씬 심하게 느끼신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셨고 목숨까지 바치신 주님은 사랑의 응답을 갈망하시며 끊임없이 “목마르다.”라고 외치고 계십니다. 우리의 회개와 성화에 대한 그분의 갈망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회개와 성화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한 내가 바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단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야단치시거나 벌주지 않으시고 “목마르다.”라고만 외치고 계십니다. 예수님이 베푸신 사랑의 은혜를 갚기는 커녕 많은 죄를 범하여 그분의 마음을 아프게 한 지난날들을 회개하고 예수님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기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6.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류의 속죄가 이루어졌으며, 그분의 수난으로 하느님의 구원계획이 완성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죽으러 이 세상에오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새 생명을 주시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따라서 다 이루셨다는 말씀은 고통이 끝났다는 말씀이 아니라 새 생명이 시작되었다는 말씀입니다.

7.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 46)

   이 말씀 역시 시편 31, 5의 말씀을 인용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살아 계실 때 하느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모든 일을 하느님께 맡기셨던 것처럼 죽음 앞에서도 당신 영혼을 하느님 손에 맡기셨습니다.


<은혜로운 사순시기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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